개먹이 ‘악의 평범성’ - 자유언론실천재단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이슬람 국가 7개국 출신의 미국 입국을 막으려 하자 샐리 예이츠 법무장관 권한대행이 정면으로 반발했다.

샐리는 법무부 공무원들에게 이 조처를 방어하지 말라고 명령을 내렸고 뿔이 난 트럼프는 즉각 그를 해고했다.

27년간 법무부에서 재직 중인 샐리는 오바마 정부 당시 임명된 법무부 차관으로, 공석중인 법무부 장관을 대행하고 있었다.

그는 2015년 청문회 당시 “대통령의 불법적 명령에 ‘아니오’ 라고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법무부는 대통령에게 ‘편파적이지 않고 독립적인’ 법률적 자문을 해야 한다"고 대답한 바 있다.

대한민국 교육부 장관 이준식은 31일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을 발표했다.

재벌 미화, 1948년 ‘대한민국 수립’, 독재자 박정희 미화, 제주 4·3사건 왜곡 등 제 정신으로는 도저히 들여다 볼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역사왜곡이라고 한다.

위안부 내용은 기존보다 오히려 후퇴했다는 것이다.

국정교과서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열화와 같은 국민들의 요구에도 불구, 이준식에게는 여전히 탄핵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직무정지자의 의중만 중요한 것이다.

한나 아렌트(1906 ~ 1975)는 ‘악의 평범성’을 설파한 바 있다.

아이히만이 유대인 학살이라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것은 그의 타고난 악마적 성격 때문이 아니라 아무런 생각 없이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는 ''사고력의 결여''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아이히만은 평소엔 매우 착하고 도덕적인 사람이었으며, 자신이 히틀러의 지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어떤 잘못도 느끼지 못했고, 자신이 받은 명령을 수행하지 않았다면 아마 양심의 가책까지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공무원들도 ‘악의 평범성’ 뒤로 숨을 것인가.

그럴 수는 없다는 것을 미국의 법무차관 샐리 예이츠가 보여줬다고 나는 생각한다.

''악의 평범성''은 권위에 대한 복종 의식에서 비롯된다고 하는데, 도대체 박근혜에게서 어떤 복종할 만한 권위를 찾아 볼 수 있는가.

때문에 나는 국정원과 문화부에 이어 교육부 공무원들도 용납할 수 없다.

이들이 있지도 않은 권위에 복종하는 척 하면서 ‘생각하지 않은 죄’, ‘비겁한 죄’를 저지른데 대해 반드시 엄정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 처벌의 정점은 이들 부처를 해체하는 것이다.

집단 속에 숨어 책임을 모면하려 하므로 그 집단 자체를 없애 버리는 것이다.

당분간 대한민국에서는 ‘악의 평범성’이란 이론을 개먹이로나 던져 줘야 할 것이다.

국정원, 문화부, 교육부 관료들이 아주 좋아 할 먹이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