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변호인’의 제작자로 영화계 블랙리스트 1순위였다는 최재원씨가 권력에 대한 우리 국민의 양가성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고 있다.

“우리 사회엔 정권의 정서와 안 맞는 영화나 사람들은 불이익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이상한 상식이 있었다. 우리 디엔에이(DNA)엔 권력에 대한 암묵적인 인정이나 공포감 같은 게 있는지도 모르겠다.”(18일자 한겨레 인터뷰)

권력에 대한 인정이나 공포감의 다른 형태로, 권력자와 권력에 가까운 이들이 누리는 특권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의식, 더 나아가 선망까지 하는 의식도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70년대, 80년대에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했던 이들(50대 이상)이 주로 그런 의식을 갖고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런 의식을 갖게 되면 정유라의 이대 특혜입학이 큰 문제가 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고(당시 권력층과 부유층의 1류 고교, 1류 대학 보결입학은 흔하고 흔했다), 이재용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것에 대해 별로 분노하지 않게 된다.

솔직히 나도 어느 일면 그렇다.

내가 속절없이 늙어가는 증거가 아니라면 아직 촛불 세례를 덜 받은 것이 틀림없다.

이번 주말 아무리 추워도 반드시 광화문에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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