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8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탄핵소추안 답변서를 통해 자신이 범한 민주주의 후퇴와 헌법 유린 혐의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자 야권은 ‘유체이탈식 저열한 문제인식, 입만 열면 거짓말 계속’이라고 질타했다. 박 대통령이 후안무치한 태도로 시간 끌기를 시도할 태세여서 정상적인 국정 중단과 혼란이 언제 끝날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근혜 탄핵 촉구 8차 주말 촛불집회는 ‘박 대통령 즉각 퇴진과 헌재의 탄핵심판 인용,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사퇴’ 등을 촉구했다. 전국적으로 70만 명 전후의 시민들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민주 광장으로 나와 된 탄핵 신속 처리와 함께 정치의 근본적인 정상화를 요구한 것이다.

수백만 명이 참가하는 촛불집회에 비해 그 규모가 비교가 되지 않는 보수단체의 탄핵 반대 집회에 대해 일부 종편이 ‘기계적 균형’을 맞추는 듯 비중 있게 보도하면서 ‘박근혜 게이트 공범 언론’의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는 박근혜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와 언론 폭로 등으로 드러난 심각한 국기문란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이고 전방위적인 청산과 개혁의 당위성을 희석시키는 보도 태도라는 비판을 자초한다.

박근혜 게이트는 무당정치와 공작정치가 혼합된 엽기적인 것으로 해외의 조롱거리가 되면서 국격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어느 사극에서도 상상치 못했던 해괴한 일들이 복합적으로 터진 사건이며 막장 드라마의 끝판 왕이라 할만하다. 국회 청문회, 헌재 탄핵 심리와 함께 특검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구역질나는 게이트 후속 드라마는 계속 이이지고 있다.

이 막장드라마의 주역인 박 대통령은 헌재에 제출한 탄핵 관련 답변서에서 "헌법 위반 안했다. 탄핵사유 없다"고 주장, 촛불에 정면 저항하는 오기 부리기 언행을 이어갔다. 이는 헌법과 민주주의 유린 범죄 혐의 외에 동시 다발적으로 폭로되는 갖가지 의혹에 대해 거짓말, 말 바꾸기를 지속하는 행태다. 보통 사람의 상식으로 치가 떨릴 정도의 뻔뻔하고 파렴치한 모습이다. 대통령과 자연인으로써 최소한도 양식과 수치심조차 지니지 않은 채 나라가 망가지고 민생이 어려워지는데 대한 일말의 관심도 없는 태도다.

박 대통령은 국정 중단과 혼란은 전혀 관심이 없다는 듯 초딩도 분노하고 절망하는 자신의 국기문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반박하고 있다. 청와대 골방에 숨어 국회의원들의 국정조사단이 청와대를 조사하는 것 등 국가기관의 진상 규명 노력에 전면 저항하고 있다. 민주당은 청와대에 대한 최순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현장방문 무산과 관련, "청와대는 눈과 귀를 닫은 구중궁궐, 무소불위의 권력집단임을 국민 앞에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 게이트의 또 다른 주역이라 할 최순실도 마찬가지다. 청문회 출석을 거부하는 것은 물론 국정농단 범죄에서 자신의 조력자나 하수인격이었던 인물들을 통해 진상을 흐리거나 증거를 조작하려는 음모를 감옥에서도 벌이고 있다는 정황이 뚜렷하다.

국회 청문회에서 게이트 조역들이 보이는 태도는 위증죄 등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다. 왜 그럴까? 그것은 게이트의 숙주격인 대통령이 자신은 결백하고 억울하다고 버티는 것을 보고 기생충격인 조연들은 대통령의 태도에 자신감을 갖고 버티면서 대통령이 무혐의로 끝날 경우 자신들도 아무 제재를 받지 않을 가능성에 크게 기대를 하고 있거나 희망한 결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드러난 4년 여 동안 국정농단을 보면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지시하거나 청와대, 문체부 등 정부 관료들을 하수인처럼 부리면서 재벌들의 돈을 뜯어내는 등 부당한 방법으로 축재를 한 것으로 드러난다. 그 뿐 아니라 총선에 나갈 새누리당 후보 선정이나 당권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이 관련법에 의해 국민의 정치 머슴인 대통령 직을 수행하지 않은 채 매우 비양심적인 비선실세의 꼭두각시처럼 놀아난 것이다. 일반 상식으로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자행된 깊은 비밀이 무엇일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더욱 부풀려 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의 아바타가 되어 국기 문란 행위를 하면서 자신이나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에 대해 김기춘 전 실장을 통해 군사독재 시절의 공안통치, 공포정치 방식으로 탄압한 것으로 드러난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과 김기춘에게 청와대를 맡긴 채, 21세기 대통령으로 상상할 수도 없는 국헌 문란형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앞으로 특검 수사 등을 통해 얼마나 더 지독한 범법 사실이 드러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 게이트에 저항한 시민 사회의 특성은 촛불에 함축된 의미에서 발견된다. 촛불이 거대한 규모로 장기간 타오르는 동력은 ▲sns가 대중매체와 별도로 강력한 소통 기능과 동원력을 지니고 있으며 ▲신자유주의로 인한 양극화, 불평등으로 인한 사회적 고통과 불만이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점 ▲박 정권의 지지 세력이었던 법원, 검찰, 경찰, 종편 언론 등이 박 대통령의 효용 가치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박 대통령 이후에 대한 작전에 돌입했다는 점 등에서 발견된다.

이 게이트의 종착점이 어디 일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촛불, 헌재와 특검이 주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은 분명하다. 촛불은 국정농단을 넘어 정치, 경제, 사회 등 다방면의 전 방위적인 민주주의 회복과 진전을 희망하고 있다. 헌재는 촛불이 원하는 신속한 선별 심리가 아닌 시간이 많이 걸리는 변론주의를 주로 앞세우는 ‘갑질’을 하고 있어 실망스럽다.

탄핵심판 결정은 형사적 제재가 아니라 징계처분으로 보는 것이 마땅하며 이는 학계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공식 논평을 통해 밝히고 있다. 형사적 제재는 대법원의 영역에 속한다고 하겠다. 특검의 경우 검찰이 보였던 봐주기, 꼬리 자르기 수사를 얼마나 탈피하면서 진실을 밝힐 것인지가 관건이다.

여야 정치권은 촛불의 압력으로 탄핵 결의를 했을 뿐 정치 발전을 위해 한 발도 더 나아가지 못한 채 무능력과 무기력, 집단 이기주의에 매몰되어 있다. 황교안 대행은 박근혜 게이트의 공범 수준으로 촛불이 퇴출 대상으로 규탄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공공기관 인사와 개각 인선을 검토하는 등 박 대통령의 아바타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으로 비춰져 국정 혼란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오늘날 지구촌은 sns의 반란이라 할 만큼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즉 대선이나 국민 투표, 총선 등에서 주요 변수인 정치적 지배세력, 대중매체가 ‘우리가 남이가’라는 일체감 속에 벌이는 지향성과 정치 풍향계 역할을 하던 여론조사 등이 전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sns라는 새로운 요인이 사회의 주요 결정력이 된 것을 의한다. 이는 영국의 브랙시트, 미국 트럼프의 등장, 한국 4.13총선 등에서 속속 입증되고 있다. sns는 집단 의사결정과 행동을 가능케 하는 거대한 공론의 장이 된 것이다.

촛불은 4월 총선에 이어 등장한 sns 시대의 유쾌한 반란으로 설명할 수 있다. 기존 정치권이 과거의 타성에 젖어 앞으로 나아가기를 주저하는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촛불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박근혜 게이트의 결말도 촛불에 의해 만들어질 것은 너무도 분명하다. 헌재, 특검, 정치권이 21세기형 시대 변화를 외면하거나 부정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그것은 역사의 현장에서 스스로 퇴출을 선택하는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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