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이 위대한 승리를 쟁취했다. 전국적으로 타오른 수 백 만 촛불이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서 찬성 234표를 견인해냈다. 촛불은 이제 헌법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헌법재판소와 박근혜 게이트 특검을 주시하고 있다.

촛불은 세계가 경탄한 평화적인 집회와 시위를 통해 박 대통령이 헌법과 민주주의를 파괴한 채 거짓말과 네 탓을 하며 자행한 뻔뻔한 버티기를 풍자하고 규탄하면서 거대한 쓰나미가 되어 국회를 강타했다. 촛불은 박대통령을 핵으로 삼은 반민주적인 지배구조와 그에 침묵한 동조세력을 평화적인 방법으로 뜨겁게, 준엄하게 심판했다.

촛불은 여전히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고 헌재가 시급히 결론을 내릴 것과 특검이 박 대통령 범죄 사실을 낱낱이 수사하기를 촉구하고 있다. 그리고 박근혜 피의자의 공범이면서 그 하수인이었던 황교안 대통령 대행 퇴출과 내각 총사퇴를 외치고 있다. 박 대통령이 무당정치와 공안통치로 망가뜨린 헌법과 민주주의의 즉각적인 원상회복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특검은 박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발부, 청와대 강제 수색 등으로 그 죄상을 신속히 밝혀내야 한다.

촛불은 국회 승리 쟁취에 이어 완전한 민주화 회복을 위한 대장정을 이어갈 결의로 가득하다. 이명박근혜 정권 9년 동안 심화된 부정부패의 악취가 여전히 진동하면서 촛불을 화나게 만들고 있다. 수구정권의 기득권자 등은 여전히 촛불의 요구와는 한참 거리가 먼, 욕지기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헌재의 결정만을 기다리며 황 대행 체제를 존중해야 한다’, ‘광장의 민주주의와 의회 민주주의는 같지 않다’는 가당찮은 논리를 내세운다. 촛불이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냈지만 수구적 정치, 언론권력 등은 여전히 촛불의 민심과는 거리가 먼 작태를 보이고 있다.

남녀노소 시민 수백만 명이 촛불이 되어 매주 광장으로 나온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박 정권의 악정과 실정에 의한 피해가 자심하고 그것이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일당이 국정을 농단하는 동안 김기춘, 황교안 등 정치공작 기술자들을 동원해 정치· 경제 민주주의를 짓밟았고 남북관계를 전쟁 직전의 상태까지 파탄 나게 했다. 세월호의 진실을 감추기 위해 천인공노할 짓도 서슴치 않았으며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는 등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눌렀다.

또 야당과 일부 언론사 상대 소송 남발, 종북몰이, 블랙리스트 작성 등과 같은 공안 통치를 통해 정권 비판 세력을 탄압하고 입에 재갈을 물리는 짓을 되풀이 했다. 이런 범죄 행각은 청와대는 물론 다수의 행정부와 그 보조기구 등이 총동원되었고 그 구성원들은 하나같이 적극 동조하거나 침묵으로 복종하는 반민주적 작태를 저질렀다. 종편과 공영방송이 포함된 대부분의 언론은 박비어천가만을 합창했을 뿐이다. 박근혜와 최순실 일당의 범죄 행각은 ‘최순실의 남자’ 고영태의 폭로와 jtbc의 테블릿피시가 아니었다면 상당기간 지속되었을지 모른다는 가정도 성립한다.

국회와 검찰, 수구 언론 등 박 정권 지원 세력은 박근혜의 독재 정치, 오기와 불통 정치에 대해 침묵하거나 동조했다. 여당은 청와대의 거수기로 전락했고 야당은 무능하고 무기력했다. 검찰은 청와대만을 챙기는 해바라기 정치검찰이 되어 권력형 범죄에 대해 봐주기·축소·꼬리자르기 수사를 하는 짓을 되풀이 했다. 최순실 일당에 대한 수사에서도 당연히 마찬가지였다.

박 정권에 부역한 권력기구들은 촛불의 등장에 놀라 겨우 제 본연의 역할을 하는 시늉만을 하고 있을 뿐 여전히 눈치 보기, 당리당략 챙기기에 몰두한다. 여당은 친박, 비박으로 나뉘어 난파선의 쥐와 같은 짓을 하지만 촛불을 챙기는 국민 박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야당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촛불이 횃불이 될 때까지 대통령 탄핵이나 퇴진을 당론으로 정하지도 못하거나 헛발질을 하면서 빈축을 사는 등 정치 저능아적 태도를 드러냈다. 탄핵이후의 정치 정상화에 대한 로드맵을 탄핵이전에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촛불의 노력으로 조성된 현 상황은 비정상을 정상화시키는 과정이다. 박근혜 게이트의 공범이거나 연루자인 구악 정치인, 재벌과 일부 언론 등을 상대로 한 대대적인 정상화 작업이 시급하다. 이런 작업은 황교완 대행 체제에서는 불가능하다. 전방위적으로 누적된 비정상의 시급한 정상화는 나날이 악화되는 민생과 급변하는 국제정세 등을 고려할 때 더 지체해서는 안 된다. 박 대통령이 버티기를 하는 것은 국정 혼란이 지속되고 국력이 낭비되면서 총체적인 비정상화가 연장되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지금은 촛불이 제시하는 방향의 정상화 작업이 신속히 추진되어야 한다. 정치와 경제, 사회 민주화를 위해 필요한 작업이 강도 높게 취해져야 한다. 세월호 진실 규명 작업 추진,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정상화를 통한 남북경제공동체 추진, 사드 문제로 인한 중국의 한류와 관광, 무역 등에 대한 보복 대처 등이 시급하다. 촛불이 박근혜의 국기문란 정치로 인해 겪고 있는 오늘의 고통이 너무 크다. 그 고통을 중단시킬 책무가 국회, 헌재, 특검, 언론에 있다. 박 통령과 황교안 대행 퇴출, 그리고 거국내각 구성, 헌재 탄핵결정 가속화와 특검 수사 철저 강행 등이 동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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