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朴대통령, 계엄령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 돌아"

조응천 "나도 며칠 전부터 비상계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

박지원 "(계엄령을 선포 포함)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겠다"

靑 "추미애의 계엄령 발언, 무책임한 정치선동"

이정현 "계엄령? 추미애 전혀 근거없는 유언비어 살포"

새누리 "계엄령? 있지도 있을 수도 없는 유언비어“

이번엔 추미애 조응천 박지원이 틀렸고, 청와대 이정현 새누리가 맞았다.

"대한민국 헌법을 파괴한 범죄단체 리더" 박근혜 일당으로서야 할 수만 있다면 계엄령을 내리고 싶어 환장할 지경일 것이다.

아버지 박정희 때도 걸핏하면 군대를 동원하지 않았는가.

전두환도 군대를 동원해 권력을 잡았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다르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

첫째, 70년대까지만 해도 군대는 가장 잘 조직되고 우수한 집단이었다. 즉 사회를 이끌어 나아갈 만한 역량이 있는 조직이었다. 80년대 들어 민간이 군대를 앞서기 시작했으며, 세기가 바뀌면서는 군대가 우리 사회의 가장 낙후된 조직이 됐다. 군대가 쿠데타로 권력을 잡아도 우리 사회를 이끌어 나아갈 역량이 없다.

둘째, 반면에 민간은 90년대 컴퓨터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눈부시게 발전했다. 과거에는 신문과 방송 만이 유일한 미디어였기 때문에 쿠데타군이 방송국과 신문사만 점령하면 나라의 정보 소통망을 완전 장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턱도 없는 소리다.

셋째, 미국이 60년대, 70년대까지만 해도 중남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군사 쿠데타를 지원하고 때로는 조장까지 했지만 지금도 그러하리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다. 전시작전권을 미군이 쥐고 있는데, 미국이 지금 상황에서 한국군의 쿠데타 시도를 묵인 혹은 방조하기는 어렵다.

넷째, 박근혜가 계엄령을 선포하더라도 국회가 계엄령 해제를 요구하면 해제해야 하고 이를 묵살하면 탄핵 사유가 된다. 박정희 때 국회는 만성적으로 여당이 과반수였으나 지금은 여소야대다.

다섯째, 경제가 견딜 수 없다. 70년대까지는 계획경제, 관치경제였고 경제 규모가 비교적 작았기 때문에 억압체제에서도 가동할 수 있었지만, 그 때보다 경제규모가 몇 십 배 커지고 민간 주도 경제에서는 군사독재체제를 견딜 수 없다.

여섯째, 그 때는 정권에 대한 미움과 동시에 공포가 퍼져 있었지만 지금은 혐오감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공포스런 존재에겐 잠시 굴복할 수 있어도 혐오스런 존재는 잠시도 견딜 수 없다.

일곱째, 군대가 70년대, 80년대 탱크를 몰고 나선 것은 (당시로써는) 유능하고 정통성있는 군대 선배들이 이끌었기 때문이다. 정신상태가 이상스러운 여자를 믿고 목숨을 걸 멍청한 군인은 없다.

여덟째, 박정희 정권은 언제까지 갈지 모르는 상황이었고 박근혜 정권은 길어야 1년 4개월이다. 군대의 능력으로는 1년 4개월 이상을 나라를 끌어 갈 수 없고, 자신들의 안위를 도모해 줄 새로운 권력을 창출해 낼 능력도 없다. 전두환이 군대의 충성을 확보한 상태였음에도 87년 군대를 끌어 들이지 못한 것은 임기 종료가 눈앞에 닥쳐왔기 때문이었다.

아홉째, 무엇보다 촛불민심이다. 60년대, 70년대는 전체 민심이 아직 깨지 못했고 권력의 무서운 탄압 속에서 대학생들과 일부 지식인들만 항거할 뿐이었지만, 지금은 넥타이부대, 유모차가 촛불 시위의 주축을 이루고 가족, 중고생들까지 가세한 형국이다. 전두환도 넥타이부대가 거리에 나선 것을 보고 군 동원을 포기했다.

그럼에도 야당 대표의 입에서 쿠데타 이야기가 나온 것은 순전히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솥뚜껑을 보고 놀라기에는 자라를 봤던 기억이 너무 오래 됐다.

박정희 쿠데타는 반 세기가 넘은 55년 전 이야기이고, 전두환 쿠데타는 세상이 3번 이상 바뀐 37년 전 이야기다. (사진 위는 2016년 터키 앙카라, 아래는 1961년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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