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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5월 언론투쟁기록[17] 하나둘씩 우리 곁을 떠나는 80년 해직기자들- 제주신문 (2) 〈김영훈 당시 제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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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0.06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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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한때 과거청산을 통한 ‘역사 바로 세우기’ 작업을 한창 벌였었다. 그 중에서도 전두환, 노태우 전직 대통령이 구속되는 과정이 내외에 알려지는 국가적 수치마저 뒤집어쓰면서도 우리 국민들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잘한 일’이라고 평가를 내렸고, 철권통치의 주역들은 국민적 단죄의 쇠고랑을 차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과오를 비껴가려고 온갖 술수를 부렸지만 진실과 정의를 앞세운 법의 준엄함은 냉엄한 것이었다.

두 전직 대통령이 법의 심판을 받으면서부터 신문과 방송은 예외 없이 모든 지면과 시간대를 할애하며 보도했다. 그들의 집 앞에 장사진을 치는가 하면 달리는 승용차에 달라붙거나 헬기까지 동원해 가며 보도에 충실했다. 80년 때 당시 “지장이요, 덕장, 용장” 으로 치켜세우며 “떠오르는 태양”, “새 시대의 기수”라고 찬양을 아끼지 않았던 사람에게 언제 그랬냐는 듯 대국민 성명과 관련해 “당돌하기 짝이 없는 안하무인의 짓” 이라고 매도까지 했다. 그러나 그런 보도를 한 언론은 어디에도 진실을 외면하고 시류에 따라 권력에 영합하며 입맛대로 바꾼 논조에 대한 변명이나 사과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88년 11월 5공청산과 관련한 대국민담화에서 “언론인 강제해직과 통폐합은 잘못된 공권력의 행사였다”고 시인하고 억울한 피해자들에게 “보상과 함께 명예회복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도 이보다 앞서 백담사로 떠나기 전 “삼청교육대 사건과 공직자, 언론인 해직문제, 인권침해 사례들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피해 당사자들에 대한 사과와 함께 적절한 보상을 바랐다. 그러나 그후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권은 80년 강제해직언론인 해직문제에 아무런 해결책을 내놓지 않았고, 지금의 박근혜 대통령 또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물론 정권이야 어떻든 한때 몇몇 국회의원들이 80년 해직언론인의 명예회복과 보상 등에 관한 법을 만든다고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국회의 벽도 여전히 허물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시절 5·18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이 법에 80년 언론인 대량 해직의 책임규명과 함께 그 주모자에 대한 처벌내용이 담겨져야 한다고 주장한 단체가 있어 크게 희망을 가진 적도 있다. 바로 민주언론 운동협의회다. 이 단체는 국회에서 5·18특별법안 마련이 한창이던 1995년 12월 5일 “언론은 5·18에 대한 제2의 책임자다. 언론계도 정화하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80년 광주민중항쟁 당시 언론은 민주시민을 폭도로 몰아붙였고 정당한 민주시위를 폭력난동으로 매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5·18특별법에 언론이 대량학살의 실상을 규명하고 그 주모자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관련 규정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함으로써 많은 기대를 갖게 하기도 했다. 결국 14대 국회 정기회의 마지막 날인 1995년 12월 19일 ‘5·18특별법’은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의 핵심요소는 80년 5월 광주민중항쟁을 압살한 가해자들에 대한 ‘단죄’와 그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이다. 피해자에 대한 명예회복과 관련해서는 신군부의 정권찬탈에 저항한 민주인사에 대해서도 재심청구 특칙을 통해 명예회복의 길을 열어 주었다. 물론 1차적 명예회복의 대상은 광주시민을 비롯해 범죄자로 몰려 처벌을 받은 사람들이었지만 당시 해직언론인 등에게도 당연히 피해 배상 등을 통한 명예회복의 적절한 내용이 함께 포함되어 있어야 했다.

이처럼 아쉬움만 남은 채 세월이 흘러가도 아직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는 80년 전두환 신군부의 언론대학살은 언제까지 청산하지 못한 과거사로 계속 남아 있어야 할 것인가. 긴 시간을 기다리는 사이 80년에 강제해직당한 언론인들은 언론대학살의 해결을 학수고대 하다 지쳐 하나둘씩 이 세상을 원망하며 우리들의 곁을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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