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현장의 비정규직 폐해가 공공기관에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자 신분이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구분되어 그 처우가 차별화된 불평등이 제도화 되면서 나타나는 인권침해 폐해와 사회적 갈등이 심각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노동 현장의 불평등 청산 없이 사회적 민주화 불가능하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 산하기관에서 비정규직이 증가하고 처우 개선은 없는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산하 23개 공공기관들의 비정규직이 늘고 있으나 정규직 전환이나 임금 격차 해소 등은 부진해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노컷뉴스가 27일 보도했다.

한국건설관리공사도 비정규직이 217명으로 전체 직원의 40.6%를 차지하고 있고 토지주택공사는 2013년 전체의 4.8%이던 비정규직 직원이 지난해에는 전체의 19.2%인 1479명으로 증가했다.

이들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들의 비정규직이 늘고 있으나 정규직 전환이나 임금 격차 해소 등은 부진해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산하 23개 공공기관 비정규직, 무기계약직 3000여 명의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의 평균 정규직 전환율 7.75%에 그쳤다.

정부 산하기관의 비정규직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양극화와 불평등, 흑수저와 금수저 논란이 심화되는 것도 정부 기관 등을 포함한 사회 전반적인 노동 현장의 불평등에 따른 것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동일한 노동을 하는데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계약직, 무기계약직, 인턴, 일용직 등의 고용조건에 따라 처우가 달라 노동자들의 고통은 너무 심각하다.

노동 현장이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구분되어 차별적인 처우를 하는 식으로 불평등이 제도화되어 있을 경우 전체 사회의 정치 및 경제 민주화가 진전될 수 없다.

법위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민주주의의 기본 인식이 파괴되면서 후진적인 신분제 사회 의식이 청산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의 외국인 노동자 1백 여만명도 비정규직으로 이들이 한국에 대해 불평등이 제도화된 나라라고 부정적으로 인식할 경우 지구촌 차원의 한국 이미지는 매우 나빠지는 것이다.

탈북자 2만 명도 남쪽에서 정착하지 못하고 탈북을 후회한다는 것도 비정규직으로 전락해 정착에 실해한 뒤 겪는 생활고 등이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야권과 시민단체들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전원 정규직화를 주장하지만 개선이 되지 않는 현실을 직시하고 실천 가능한 방안, 즉 유럽연합의 노동법을 도입하는 것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유럽연합(EU) 노동법은 노동 현장에서 능력, 성, 종교와 신념, 연령 등을 이유로 차별받는 것을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법은 고용주가 동일 사업장에서 비정규직의 작업장소를 빈번하게 바꾸는 것도 금지했다. 그 결과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동일 직장에서 동일 시간을 노동할 경우 고용 기간만이 차이가 있을 뿐 동일한 급여 제공 등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유럽연합은 노동자 인권 보호를 위해 국제노동기구(ILO)가 1951년 만든 ‘동일 급여’ 선언을 유럽연합 인권 헌장과 노동법에 포함시켜 ‘유럽 연합 소속 국가 노동자들은 유럽연합 내 어느 곳으로든지 이동해 어떤 차별도 받지 않고 노동할 권리를 갖는다’고 규정했다.

중동과 아프리카 난민들이 목숨을 걸고 유럽행을 강행하는 것은 바로 유럽연합의 노동법에 의한 노동자 권익이 보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최저임금 문제 등과 함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외국의 선진적 사례를 도입해 후진성을 시급히 청산해야 한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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